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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문

<유열의 음악앨범>

유열의 음악앨범 - 정지우

<유열의 음악앨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읽지 마시고 뒤로 가세요! '유열의 음악앨범'은 1994년 10월 1일 시작, 2007년 4월 15일까지 KBS Cool FM을 통해 13년간 방송된 동명의 라디오를 배경으로 그 시절 추억과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다. 왜 제목이 ‘유열의 음악앨범’일까 생각해보면 추억을 회상하는데 가장 좋은 것은 음악과 사진이기 때문에 이 동명의 이름을 소재로 사용하지 않았을까 한다. 이 영화는 레트로 감성 영화다. 그렇기에 레트로 풍을 잘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라디오’라는 소재로 음악을 들려주어 그 시절을 보여준다. ‘라디오’라는 소재는 추억을 회상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이야기의 전개와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어주기도 하는 소재다. 누군가에게는 기적이 되기도 하며, 창밖을 보니 남자가 서 있게도 만들어주는 우연 아닌 우연을 필연처럼 만들어준다.
보면서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은 카메라의 움직임이다. 카메라를 픽스(삼각대나 트라이포드 등에 카메라를 올려서 찍는 것)를 거의 안한다. 그래서 볼 때 조금 어지럽거나 정신이 사나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인물들의 만남이 엇갈리고 계속해서 불안정한 기류로 가는 것을 찍으려고 카메라 픽스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를 볼 때 카메라가 도대체 언제 픽스를 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다 보니 많은 걸 못 보게 된 거 같다. 그나마 픽스가 들어갔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은자의 수제비 가게에 갔을 때인 것 같다. 물론 여기서도 픽스를 하지 않은 컷도 있지만 은자와 함께 찍히는 장면에서는 픽스가 됐다. 극 중 인물의 불안하고 슬픈 감정들이 은자에게는 의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또한 현우가 미수가 탄 차를 쫓을 때의 카메라는 굉장히 흔들린다. 그러나 미수가 현우의 보이는 라디오 촬영현장을 갈 때에는 흔들림 없이 펜과 줌아웃으로 깔끔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현우가 추억을 잊기 싫어서 늘 그렇듯 사진을 찍을 때는 진정한 픽스가 된다. 사진은 절대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인물들의 불안한 감정과 내면을 카메라의 흔들림을 통해 보여주다 마침내 사진으로 픽스를 하면서 인물들의 그러한 감정들이 사라짐을 나타내는 연출은 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이와 관련해 감독 인터뷰를 계속 찾아봤는데 아직 개봉 첫 날이라 그런지 이에 대한 인터뷰는 찾지를 못했다.

색감으로도 인물들의 관계를 많이 나타내준 것 같다. 영화 중반부까지 둘이 같이 있으면 유독 화사한 색감으로 인물들을 보여줬다. 인물들의 풋풋한 관계를 보여주기도 하며 행복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 현우가 군대를 가고 미수가 첫 출근을 할 때에는 이른 아침이라는 것을 감안해 푸른 색감으로 화면을 보여줬다.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관계의 슬픔을 보여주기도 하고 조금 더 오버해보자면 미수의 첫 출근이후의 삶이 슬플 것(자신이 원하던 일과는 관계가 없는 일을 해야 해서)이라는 것까지 유추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색감으로만 표현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과 ‘창문’과 같은 소재로 미장센을 보여줬다. 빵집에서는 빵을 만드는 공간과 홀의 구분. 결국 현우는 끝까지 그 공간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리고 현우의 집에서 미수가 현우에게 현우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 하는 장면도 방문 밖에서 찍었다. 아직 분석에 대한 실력이 부족해서 왜 이렇게 찍었는지는 유추를 못하겠다. 다만, 쉽게 생각하자면 행복하고 잘 지내던 둘의 공간에서 문밖은 다른 감정의 공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 건 아닐까.. 실제로 밥 먹다가 문 밖으로 나가서 싸웠으니 나름 그렇게 유추해본다... 영화를 보면서 왜 미수가 다니는 회사의 이름이 ‘20세기 소년’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보여줄 수도 있는 것인데 계속해서 보여주니 무언가 의도한 바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검색을 조금 해보니 재밌는 평이 있다. 간판은 대유다. 세기 전에 태어난 사람이면서 여전히 소년이라고 주장하는 ‘꼰대’는 이 ‘21세기 청춘남녀’의 사랑을 방해하는 인물이다. 강남 교보문고 앞을 지나던 사장은 미수가 기획한 책이 판매 순위 6위에 오른 것을 두고 미수에게 “왜 더 솔직하게 기쁨을 표시하지 않느냐”고 하며 하이파이브를 요구한다. 단순히 꼰대질이라고 말하기엔 미묘하다. 위태위태하면서도 영악하다. 라고 정용인 기자가 평을 했다. 캐릭터 분석을 재밌게 잘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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